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오늘의 기록

올리브영 알바를 그만두며

티티월드 2018. 7. 20. 16:53

올리브영 알바는 A점에서 8달, B점에서 10달을 일했다.

합치면 총 1년 6개월.


특별한 이유 없이 알바를 구하다가 공고가 떴기에 처음 시작했고,

처음에는 오래할만한, 나름대로 장점이 더 많은 알바였음은 확실하다.

그러나 이제 정말로 올리브영을 떠나며!

지금까지 지켜본 바 장점과 단점을 적어본다.


전국에는 수많은 올리브영 매장이 있다.

작은 매장 큰 매장, 직영 및 가맹, 사람이 많은 매장과 비교적 적은 매장 등등.

지금부터 말하는 장·단점은 여러 매장 간의 차이가 존재함을 전제로 하며

내가 근무해본 A, B 지점을 기준으로 한다.



<장점>


1. 급여를 잘 챙겨준다.


그래봤자 최저시급과 법적 주휴수당이지만, 이마저도 제대로 안챙겨주는 곳이 많다는 건 모두가 알 것이다.

게다가 2018년부터 최저임금이 큰 폭으로 인상되면서, 최저임금을 전년도에 동결한 업주들이 많다고 들었다.

그렇지 않으면 억지로 알바생을 줄이거나, 근무시간을 줄이거나...

이 부분은 올리브영도 해당되지만 후에 단점에서 다시 다루도록 하겠다.


올리브영은 대기업발(?)이라 그런지 급여는 확실히 챙겨준다.

매달 며칠이 되면 칼 같이 통장에 돈이 꽂히고, 만약 급여 예정일에 주말이 포함돼 있으면 그 주 금요일에 들어온다.

추가근무+야간근무 등도 기본급의 1.5배로 척척 계산해서 넣어주며,

적어도 올리브영에서 일하면서 급여 때문에 스트레스 받을 일은 없다.

1년 6개월 동안 그랬다.



2. 명절 선물, 상품권이 있다.


 추석이나 설 같은 때 알바생에게도 명절 선물을 준다.

지금까지 받아본 건 김 세트, 견과류 세트... 더이상 기억이 안나는데

일단 스팸이나 기름, 고기 같은 묵직한 선물은 안주는거 같다.


또 3개월 마다 CJ상품권 5만원권을 준다.

정확히는 3개월 일하고, 4개월 째에 받아갈 수 있기 때문에 상품권이 받고 싶다면

3달 일하고 그만두지 말고 4달까지는 일해야 한다.



3. 퇴직금을 준다.


A지점에서 8달을 일하고 계약을 종료한 후 몇 달 뒤에 의문의 돈을 받긴 했다. 아주 조금이지만..

그게 퇴직금인지 아니면 환급된 4대보험료인지는 잘 모르겠다.

퇴직금은 법적으로 한 주에 15시간, 한 달 60시간 이상, 1년을 일할 경우 주어지게 되어 있다.

난 저 기준을 제대로 충족하고 직접 받아본 적은 없지만, 받는 사람을 본 적은 있다.

꽤 많이 받아가는 것 같더라.



4. 간식비를 준다.


근무시간이 5시간을 넘어가면 무조건 30분은 휴식해야 한다.

이때 3000원의 간식비가 지급되고 올리브영 안에 있는 식품류 중 아무거나 자유롭게 골라서 먹을 수 있다.

그러나 박카스, 비타500 등의 비타민 음료나 차 종류는 안되는 것 같다.

일하다 보면 3천원을 제발제발 현금으로 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간절하게 들지만 어쩔 수 없다.

3천원으로 먹을 수 있는건 생각보다 많지 않다. 특히 식품류가 조금밖에 입점되지 않는 매장은 더더욱 그렇다..



<단점>


1. 청소가 힘들다.


일하면서 제일 힘든 건 뭐니뭐니 해도 청소다

한 번이라도 해본 사람은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. 올리브영은 주로 번화가에 위치해 있고

문을 열어놓고 영업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상품과 매대에 먼지가 정말 잘 쌓인다.

청소할 땐 모든 물건을 다 내리고 디바이더도 떼고 쓱쓱싹싹 닦은 다음에

하나하나 다시 진열해야 한다. 별거 아닌것 같아보여도 존나 힘든 일이다.

나는 거의 갈 때마다 두~세베이씩 청소했다. 존나 힘들다.


그리고 계절이 여름이고 문을 열고 장사한다?

올리브영 뿐만 아니라 여름에 알바하는 모든 사람의 고충이 아닐까 싶은데

엄청 큰 하루살이들의 시체를 아주 많이 보고 치우게 된다. 

아침이며 밤에 외부 유리창에 수많은 벌레가 붙고 그걸 다 떼야한다. 하...



2. 매달 들어야 하는 온라인 교육이 있다.


그런 게 있다. 전용 교육 웹/앱에 아르바이트 사원용 ID와 패스워드로 로그인해서 들어야 한다.

한 달에 한 번 10~20분짜리 동영상 4~5개를 듣고 시험ㅋ도 쳐야 된다.

문제는 10개고 7개 이상 맞춰야 수료증이 나오며 그걸 인증해야 통과할 수 있다.

옛날엔 없었던 것 같은데 최근에 시험은 없고 설문조사만 하는 짧은 강의가 추가되었더라

그래서 한 달에 총 두 번의 교육... 다들 귀찮으리라 생각한다. 따로 돈이 나오는 것도 아니다.



3. 작은 매장은 그만큼 일손이 적다.


올리브영은 더이상 사람이 북적거리는 번화가에만 있지 않다.

작은 동네의 작은 상권에도 속속 들어서고 있다. 내가 일했던 매장 중 한곳은 그런 작은 매장이었다.

최저임금이 큰 폭으로 인상된 이후, 처음에는 별다른 변화나 압박이 없나 싶었는데

매출이 낮은 매장부터 점점 일손을 줄이고 아르바이트생의 근무시간을 단축해나갔다.


일을 더 하고 싶은데, 할 수 있는데, 심지어 일손이 부족해서 사람이 더 필요한데도

최저임금 인상을 이유로 부담이 된다며 직원과 알바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더 많은 짐을 지우고 있다.

내가 그만두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이것이다.


알바였던 내 입장에서 봤을 때, 올리브영에는 매장이 크고 작음과는 상관없이

공통적으로 부과되는 업무의 최소량이 있는 것 같다.

매장이 크거나 손님이 많으면 할 일이 늘어나는 건 당연하지만,

그것과는 별개로 모든 매장이 항상 똑같이 해야되는 일이란 것이 존재한다.


알바도 알바지만 올리브영은 직원이 하는 일이 가장 많지 않나 싶다.

직원 두 명이 함께 할 일을 한 명이 보게 되면, 당연히 알바생에게도 부담이 더해진다.

새로 온 알바생에게 교육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. 그리고 그로 인한 책임은 모조리 직원들이 진다.

제대로 몰라서 쩔쩔매는 알바도, 일일히 가르칠 시간도 없이 바쁜 직원도 피곤할 수 밖에 없다.


올리브영 알바를 하면서 저지르는 실수나 사고는 개인의 부주의도 있지만

근본적인 원인을 찾자면 자주 바뀌는 프로모션과 매장 환경 속에서 제대로 된 교육이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고,

그것의 원인은 또 일손의 부족에서 찾을 수 있다.




여기까지다.

일하면서 좋다고 느낀 점도 많고 투덜거린 점도 많지만

어쨌든 결과적으로 올리브영이 그렇게 나쁜 알바자리는 아니다.

제일 중요한 돈을 잘 주니까.


할까말까 고민하는 사람이 있다면 웬만하면 너무 작은 매장보다는 적당히 큰 매장,

이건 주관적인 추천이지만 작은 매장이라면 오픈보다 미들 마감,

큰 매장이라면 미들 마감보단 오픈을 추천한다.


그리고 마감근무는 오후 10시 30분까지고, 10시 이후의 30분은 야간수당으로 쳐서

1.5배를 더 받을 수 있다. 소소하지만 짭짤하다.


나는 이제 알바는 쉬고 개인적으로 할 일좀 하고 싶어서,

그리고 지긋지긋한 화장품과 그 생산자와 소비자로부터 자유롭고 싶어서 올리브영을 떠난다.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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